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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깊이의 중요성...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경기도에 사시는 분인데 리비도 파워앰프의 A/S 접수신청 전화가 왔습니다.
앰프를 택배로 받고 상태를 보니 휴즈가 나가고 출력석도 나갔습니다.
이런 고장은 극히 드문 경우라 다시 전화를 드려서 사용상의 문제나 스피커 매칭시
어떤 데미지를 받은 적이 없으셨냐고 여쭙자 그런 일은 없다고 하십니다.
이상했지만 일단 앰프 수리를 마치고 다시 택배로 발송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수리받은 앰프를 켜고 5분도 안되 다시 앰프가 고장났다는 겁니다.
통화를 해보니 앰프를 사용하시는 분은 오디오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전혀 모르시는
분이셨고 앰프 수리 후 다시 보내면 또 고장날 것임을 직감하여 수리된 앰프를 들고
직접 그분 댁에 방문했습니다.
그제서야 원인이 밝혀지더군요.
사용하시는 스피커 케이블의 피복이 벗겨져서 쇼트나 났던 것입니다.
테스터기 사용법만 아셨어도 일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문제 입니다.
수리비는 수리비 대로 들어가고 이것 때문에 출장까지 나가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오디오는 말 그대로 개인적인 취미생활 입니다.
하지만 모든 취미생활이 그렇듯 어느정도 깊이까지 빠져드느냐의 문제는 개인적인
판단에 그 적정선을 기준으로 취미생활을 시작해야 현명합니다.
저도 몇년 전 RC헬기를 취미생활로 시작했는데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나는군요.
원래 처음 배울 때는 4채널 입문용으로 연습을 하고 그 후에 6채널 3D로 나가는 것이
정설인데 겉멋만 들어 좀 있어보이지 않나 하여 6채널 헬기를 벌컥 들였습니다.




결과는 뻔했지요.

조종이 미흡하여 바로 추락했고 문제는 어디를 손봐야 할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비싼 수업료만 지불했지요.
그 뒤로 RC헬기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2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아주 조금 알겠더군요.
이렇듯 모든 취미생활은 깊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부가 절실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주머니에서 돈이 많이 나가야 합니다.
시대가 흐를수록 가전제품은 성능보다 기능과 편리성, 그리고 디자인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도 이런 흐름에 자연스레 적셔지게 되고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전문성을 요하는 하이엔드 오디오를 접한다는 것은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참으로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저희 사이트의 오디오 강좌를 보아도 조횟수가 빠르게 올라가지 않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오디오 취미에 있어서 깊게 빠지려는 분들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오죽하면 잡지사에 오디오 평론하시는 분들도 이에 대해 잘 모르셔서 문의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 동일 분야 대학 교수님들도 단순 고장난 제품을 들고 찾아오십니다.
8~90 년대만 하더라도 오디오를 하시면 테스터기는 필수요 케이블 자작은 기본이고
왠만한 잔고장은 스스로 해결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러하지 못하니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큰 변화가 오리라고는 정말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옛날 명기를 만들던 하이엔드 업체들도 이런 흐름 때문에 성능보다 기능과
디자인, 그리고 비싼 가격으로 승부를 하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선택할 권리조차
무시 당한채 넋놓고 바라만 봐야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문의전화를 주시거나 게시판에 질문 올리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습니다.
오디오를 깊게 하시고 싶다면 공부를 하시고 간단하게 음악만 들으신다면
컴퓨터나 사용하기 편한 입문기 오디오로 시작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2010 / 01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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